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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마을도서관

작은음악회로 꾸민 마을도서관 송년행사

by 구르다 2010. 12. 22.



11월1일부터 비상근으로 전환하였지만 아직 소장 책임을 가진 단체가 경남정보사회연구소입니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1994년 10월 4일 창립한 우리 지역 토종단체인데, 제가 연구소와 인연을 맺은지 벌써 13년이 훌쩍 넘습니다.
책임의 정도는 차이가 나겠지만 지금 생각에는 연구소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활동을 할 것입니다.
은근히 중독성이 강한 단체입니다.


1994년 창립한 연구소가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은 마을도서관을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을도서관은 연구소가 추구하는 운동의 도구이며 하나의 방법입니다.
연구소는 마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마을단위의 주민밀착형 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풀뿌리운동, 주민운동이 단체의 고유 목적에 상관없이 보편적인 운동방식이 되었지만, 제가 처음 연구소와 인연을 맺었던 1997년만 하더라도 그것을 운동이라고 주변에서 인정해 주지 않았다고 봅니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제 느낌은 그랬습니다.)


▲ 의창마을도서관(평생교육센터) 송년행사, 2010.12.10 - 기타반 발표회



연구소 13년 활동을 하면서 참 다양한 송년행사를 경험하였습니다.
연구소가 운영하던 열 몇 개의 도서관이 한데 모여 연합송년회를 하기도 했고, 창원시와 갈등으로 투쟁하며 송년회를 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연합 송년회보다는 각 마을도서관 단위로 다양한 방식과 규모로 송년행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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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구소는 4개의 마을도서관만 운영하고 있으며, 마을도서관을 운영하는 목적을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마을도서관 모델을 제시하는 것으로 두었습니다.
사실 마을도서관은 기본 운영방식은 통일할 수 있지만, 주민이용 생활밀착형 공공시설이기에 지역에 따라 구체적 내용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속 가능한 모델제시가 될 수 있느냐고 따지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모델 제시라는 것은 다양한 활동방식과 지향에 대한 것이 됩니다.

마을도서관은 정보제공, 사회교육, 공동체문화, 주민참여 정도를 기본 내용으로 하는 것이 맞다라는 것이 저의 단체의 경험이기도 하고, 마을도서관(작은도서관) 운동을 하는 분들이 보편적으로 합의하는 내용입니다.



▲ 첼로연주



송년행사는 주민참여에 의한 공동체문화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2010년 올해도 지난 18일 중앙마을도서관의 송년행사를 끝으로 도서관 송년행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송년행사는 의창마을도서관 송년행사입니다.

의창마을도서관 2010년 송년행사의 주제는 "음악과 함께하는 주민어울림마당"입니다.
의창마을도서관은 의창민원센터 2층에 있는 도서관입니다. 그래서 넓은 마당이 없습니다.
넓은 마당이 없는 관계로 행사는 매번 도서관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 학생과 강사의 합동연주



의창마을도서관에서는 기타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강사는 창원대학 아래에서 '나무기타' 음악 찻집을 운영하는 지역가수입니다.
봉곡마을도서관 봄음악회를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2010년 의창송년행사는 자연스럽게 기타연주 솜씨를 뽐내는 공연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서관 안에서 펼치는 작은음악회가 된 것입니다.




마을도서관이 생활 속 문화공간이 된다는 것은 한 달 한 번 정도는 누구네 가족이 도서관을 빌려 작은음악회를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름밤에는 공원에서 그동안 참여했던 가족이 합동음악회를 열면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말이 쉬운데 현실에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은연중에 사람이 많이 모여야 잘된 행사라는 강박감 때문에 그렇습니다.

20여 명이 도서관에 모여 어느 가족이 만든 작은음악회를 감상한다든지, 또 10여 명이 모여 책을 낭송하거나, 영화를 감상하며 이웃과 정을 나누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사는 동네에 걸어 5분 거리에 마을도서관이 있고, 그 도서관에서 옆집 가족의 작은음악회가 열린다면 캔맥주 꾸러미를 한 손에 들고 아이 손을 잡고 음악회에 가실 넉넉한 마음의 여유가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