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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마을도서관

'사랑하는남편'이 축하화분 보낸 그림전시회

by 구르다 2010. 12. 4.


창원이 따뜻한 남쪽이라지만 11월의 마지막 날 어둠이 내리니 '이제 겨울이구나!' 하는 느낌이 절로 든다.
겨울이 막 시작하는 이때가 되면 가능한 참석하는 그림전시회가 있다.
프로가 아닌 취미로 그림을 배우는 주부들이 중심이 된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전"이다.


▲ 창원시청 주변 창원광장 야경 2010.11.30(화)



1996년 마을도서관에 서양화 반을 개설하고 그해 10월 수강생들의 작품으로 창원갤러리에서 서양화 전시회를 한 것이 출발이다.
그리고 1999년 1월26일 늘푸른 전당에서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주부서양화교실 연합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창원사랑 고향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이때부터 전시회가 시작되었다.


▲ 13회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전시회 개막식에서 2010.11.30.18:30



그리고 2002년 각 마을도서관의 서양화 반 연합모임을 창립하고, 2007년에는 독자적으로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도 하였다.
전업작가가 아닌 주부들이 단체를 만들고 자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며 취미활동과 더불어 봉사활동, 그리고 정기적인 전시회를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사례일 것이다.


▲ "사랑하는 남편" 이름 보내 온 축하 화분


 
같은 날 성산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는 창원대학 미술과 학생들의 졸업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런데 1층과 2층의 풍경은 참 많이 다르다.


▲ 아이 손을 잡고 전시회에 참석한 주부



1층에는 젊은 사람들과 전업 작가들이 많이 보였다. 아마 창원대학교 미술학과 선후배일 것이다.

반면 2층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전시회에는 다양한 연령층이 보인다.
잠든 아이를 안고 있는 아줌마, 꽃다발을 가슴에 품은 아저씨, 두툼한 점퍼를 입은 아이들,

이것이 다른 전시회와 다른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전의 독특한 풍경이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나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손자 손녀의 모습도 보이지 않을까?
적어도 지금 창원에서는 그림을 그리고 전시하는 것이 전업작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재능이 있거나 노력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친근한 일이다.




처음 전시회를 하였을 때는 마을도서관을 운영하는 단체와 상근 실무자, 그리고 강사로 참여하는 작가들의 도움에 전적으로 의존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힘들다 엄살(?)을 부리지만 모임을 구성하는 있는 회원의 힘으로 전시회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도 펼치고 있다.


▲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전임 회장 그림▲ 고향만들기 전전임 회장 그림



이날 전시된 그림이 예전보다 나은지 물어보는 분이 있었다.
"예, 좋은 데요." 이렇게 대답하는 센스가 있어야 하는데
입에서는 "제가 그림은 잘 모릅니다."라고 툭 튀어나왔다.
나는 왜 이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 할까? 돌아서면 생각나니 말이다.




내가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전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오프닝에 가능한 참석 하려는 것은 내가 그림을 한다거나, 그림에 관심이 있어서는 아니다.




나는 초,중,고 미술 시간 외에 그림을 그린 기억이 잘 없다.

내가 활동하는 단체가 시작한 일이고, "창원사랑 고향만들기"라는 이름을 내가 제안했기 때문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이다.
그림을 잘 그리지도 못하고, 그림에 대한 안목도 없지만, 창원사랑 고향만들기에 대한 바람은 나름대로 있다.
 



가능한 우리의 삶을 그림에 담았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터의 풍경, 이웃의 모습이 담겼으면 한다.


▲ 개막식 인사말하는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김서현 회장



예전에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이름에 대한 바람을 회원들에게 말하고, 가르치는 강사에게도 전달했었는데, 이제는 전시된 그림 중 눈에 익은 풍경이 많이 보인다.




이날 창원미협 회장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그림에는 기교가 아닌 생각을 담아야 합니다.

이웃의 모습과 우리 삶터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의식하지 않아도 그림에 자연스럽게 그리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담기지 않을까?


▲ 제13회 창원사랑 고향만들기 전 개막 테이프 커팅



창원 성산아트홀 연못 분수가 보라색 물줄기를 뿜고 있다.


▲ 창원 성산아트홀 분수 야경



손이 닿지 않는 위치라 손대지 않았지만.
보라색 물줄기는 차갑지 않고 따뜻할 것만 같다.




제13회 창원사랑고향만들기 전은 12월 5일(일)까지 창원성산아트홀 제4전시실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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