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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별빛에 익어가는 백만개 상주곶감

by 구르다 2010. 11. 23.
곶감이 침대도 아니고, 곶감이 과학이라니?
이 말이 무슨 말일까요?


100인 닷컴 주최로 20,21일 상주 곶감 팸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팸 투어는 농림수산식품부 감 고부가가치화 클러스터사업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졌고, 전국에서 20여 명의 블로거가 참여했습니다.

곶감 하면 생각나는 것이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이야기입니다. 아마 곶감의 고장 상주에서 나 온 이야기지 싶어요.
곶감의 고장 상주에서도 곶감의 명가가 있는데 곶감의 명인으로 불리는 박경화 대표가 운영하는 '상주 곶감명가'입니다.



박경화, 김영분 부부가 운영하는 상주 곶감명가의 1년 생산량은 자그마치 100만 개입니다.
가격이 얼마나 되는가 하고 물으니 15억 원이라고 합니다. 아마 생산자 가격일 것입니다. 소비자 가격으로 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백만 개의 곶감은 이렇게 건조되고 있습니다.
곶감이 과학이라는 것은 바로 이 건조 과정을 두고 이르는 말입니다.

▲ 상주 곶감명가 건조장의 선풍기 위치도 시행착오를 거친 곶감과학의 결과물



상주는 예로부터 곶감의 고장이라 불립니다. 750년 된 감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상주가 이렇게 곶감의 고장이 된 것은 상주의 지리적 특성이 곶감을 만들기에 최적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곶감은 건조와 당화의 반복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당화와 건조를 위한 조건이 최적이라고 합니다.



상주는 해발 50~350미터의 지역에 있는 분지로 서쪽이 높고 동쪽인 낮은 지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낮에는 기온이 높고, 밤에는 낮아지는 데 밤낮의 기온 차가 크다고 합니다.
낮에는 기온이 높아 당화에 유리하고, 밤에는 기온이 낮아 건조가 잘 된다고 합니다.

아마, 이런 지형 조건으로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이야기처럼 감을 먹다 바위 위에 올려 두어도 곶감이 되지 않았을까 요?



이런 상주의 지형 조건에 박경화 대표는 연구를 통해 곶감을 과학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박경화 대표는 처음 오이 농사와 양돈을 했습니다. 지금은 곶감과 양돈을 한다고 합니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 깎은 감 껍질 사료로 양돈을 합니다. 감 껍질에는 비타민이 풍부해 돼지에게 따로 항생제를 먹이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이런 것을 두고 일거양득, 아니 일거삼득, 사득입니다.
곶감 먹고, 돼지 먹고, 감 껍질에서 나오는 초산은 토양을 오염시키는데 그것까지 방지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박경화 대표는 오이농사를 지으며 부인 김영분 씨의 피부에 묻은 흙을 보고 농사와 습도의 원리를 깨우쳤다고 합니다.
습도와 바람의 원리를 깨치고는 농사 짓기가 한결 쉬웠다고 합니다.

이렇게 깨우친 습도의 원리는 곶감을 만드는 것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었습니다.



건조장을 만들 수 있는 최적지를 물색하고, 건조장을 정성 들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적은 양의 곶감을 만드는 것에는 자연의 힘이면 충분하겠지만, 100만 개의 곶감을 만드는 것에는 또 다른 과학 힘이 필요합니다.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시설과 장비를 꼼꼼히 갖추었고, 공기의 흐름을 만들기 위한 선풍기의 위치도 시행착오를 거쳐 잡았다고 합니다.
날씨에 따라 건조장의 벽을 열거나 닫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 상주 곶감명가 야경



밤에는 건조장 외벽을 닫는데, 이날은 팸 투어에 참가한 블로거의 사진 촬영을 위해 특별히 열어 준 것입니다.
상주곶감발전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박경화 대표는 곶감 만드는 노하우를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어 명품곶감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열린 마인드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이런 그의 곶감에 대한 철학은 곶감을 효자산업이라고 하며 우리 농촌을 살리는 산업이라고 한 것에서도 잘 나타났는데 이것은 다음에 이야기하겠습니다.
 

▲ 상주 곶감명가의 박경화 대표와 부인 김영분 씨, 2010년 11월 20일



경북 상주는 인구 11만의 크지 않는 시입니다.
그렇지만 농사를 짓는 분 중에는 연 1억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부자 농업을 하는 분들이 꽤 많다고 합니다.
단순히 기르는 농업이 아니라, 부가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하고 그것을 나누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봅니다.

▲ 어둠이 내린 상주시 야경



팸 투어에 참가한 블로거들에게 곶감명가의 곶감과 감부가가치클러스터사업단의 감갱과 청도반시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연구하고 노력한 흔적을 알 수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감갱은 봉지를 까서 먹기 쉽게 포장지를 만들었고, 청도반시는 한 잎에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든 것이 소비자를 배려한 느낌이었습니다.


곶감명가의 낮과 초저녁, 밤의 건조장 풍경입니다.

▲ 11월 20일(토)오후 2시 43분, 경북 상주 곶감명가



▲ 11월 20일(토)오후 5시 25분, 경북 상주 곶감명가



▲ 11월 20일(토)오후 7시 30분, 경북 상주 곶감명가



경남 팸 투어에서 만난 감미로운 마을의 강창국 대표와 상주 곶감명가의 박경화 대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냥 보면 부자 농사꾼 연 순수입이 억대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로 거치며 연구하고 공부하는 영농인이라는 것입니다.

세계화, 자유무역으로 우리 농촌의 미래가 어둡다 하지만, 연구하는 영농으로 극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