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7번국도동해일주

갈 길이 아직 뭔데, 영랑포에 배 띄우고

구르다 2009. 12. 19. 04:21
올해 5월 125CC 스쿠터로 7번 국도를 따라 동해 일주를 하였다.
그리고 동해 일주 글을 블로그에 나름 열심히 올렸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남은 2009년 열심히 글을 쓰면 가능하겠지만, 마음이 동해야 손이 가는 것이 블로그다.


△ 2009.5.16. 속초 영랑호



며칠 날이 꽤 춥다. 내가 사는 창원에는 눈이 비치지도 않았지만 전국에 많은 눈이 내렸다.
아마 영랑호도 얼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위로 흰 눈이 덮여 있을 수도 있겠다.


△ 주인 잃은 영랑의 놀잇배일까?



영랑호를 찾은 날 가는 비가 내렸다.
그리고 수면에는 얕은 바람이 일 뿐, 물새 한 마리 날지 않고 조용하기만 했다.


△ 영랑호의 공룡바위


여행자에게는 쓸쓸한 영랑호로 새겨졌다.
갈 길이 얼마인지 몰라 영랑처럼 머물 수 없어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영랑호는 신라의 화랑인 영랑(永郞)이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금성(경주)로 가는 도중 호수의 아름다움에 빠져 머물렀다고 하여 영랑의 이름을 붙였다.

고려말 문신 안축의 시비에 영랑호의 아름다음을 이렇게 적고 있다.
영랑포에 배 띄우고/안축(安軸)

평평한 호수 거울인 양 맑은데
푸른 물결 엉기어 흐르지 않네

놀잇배를 가는 데로 놓아두니
둥실둥실 떠서 날으는 갈매기 따라가네
호연하게 맑은 흥 발동하니
물결 거슬러 깊고 그윽한 데로 들어가네
붉은 벼랑은 푸른 돌을 안았고
옥동은 경주를 감추었네
산을 따라 소나무 아래 배 대이니
하늘은 푸르고 서늘한 기운 이제 가을이네
연잎은 맑아서 씻은 것 같고
순 채 실은 미끄럽고도 부드럽네
저물 녘에 배를 돌리려 하니
풍연이 천고의 수심일세
옛 신선 다시 올 수 있다면
여기서 그를 따라 놀리라.

 


한 겨울/김유철 작사/하제운 작곡,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