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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노무현김대중

여근女根 닮은 봉하마을 발칙한바위

by 구르다 2010. 3. 9.

△ 발칙한 바위 2010.2.7.김해 봉하마을

2월 7일 경남블로그공동체 회원 몇 분과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모처럼 찾은 봉하마을은 노무현 대통령 묘역 단장으로 어수선했습니다.

며칠 비가 내리다 모처럼 비가 오지 않은 날이라 그런지 봉하마을 찾은 분들이 꽤 많았고, 봉하마을도 봄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이날 천부인권님 안내로 봉하마을 문화유적 안내를 받았습니다.

김해는 가야의 탄생지로 가야유적이 많습니다. 봉하마을 봉화산 자락  부엉이 바위 중간쯤에도 가야 유적지로 추측되는 절터가 있습니다.

가야국 김수로왕의 허황후가 돌배(浮石船)를 타고 아유타국을 떠나 도착한 곳이 김해입니다. 그리고 김수로왕의 왕비가 됩니다.

그것을 기념하는 유적이 몇 군데 있는데, 허황후가 바다를 건너 김해까지 도착해 수로왕과 혼인하게 된 은혜에 감사함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절 4개가 있다고 합니다.
 
모은암(母恩庵), 부은암(父恩庵), 자은암(子恩庵), 해은암(海恩庵)이 그것입니다.

모은암(母恩庵), 부은암(父恩庵),해은암(海恩庵)은 지금도 존재하는 절이지만 자은암(子恩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봉하마을 봉화산 중턱 마애불상 아래 작은 터를 자은암(子恩庵) 자리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역사와 야생화' 블로그를 운영하는 '천부인권님'의 글로 대신합니다.

△ 부엉이바위 옆 자은암터로 추측되는 곳



천부인권님 설명으로는 둘러본 3개의 절에는 자연동굴이 있다거나,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남근과 여근을 의미하는 석물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런 곳은 옛날부터 자식을 많이 낳고 오래도록 잘살기를 바라는 구복신앙의 기도처이기도 했답니다.
그러니 자은암 터로 추측되는 이곳에도 분명히 남근이나 여근을 의미하는 석물이 있을 것이라며, 부엉이 바위 아래로 우리 일행을 안내했습니다.

부엉이바위는 봉하마을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쳐다봅니다.
저도 마찬가지고, 일행 모두의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천부인권님은 부엉이바위 아래를 가리키며 '저 바위가 여근을 닮지 않았느냐?'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게 보였습니다.


△ 여근 석물로 추측하는 부엉이바위 오른쪽 아래



아직 초록으로 물들지 않은 때이라 보는 사람의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비슷합니다.
공식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천부인권님은 나름대로 저 바위가 여근이 확실하다면 추측하는 곳이 자은암 터가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바위를 왼편으로 끼고 오르다 보면 자은암 터로 추측하는 작은 터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다른 절과 마찬가지로 자연동굴이 있으며, 그 동굴에는 스님 한 분이 10여 년 전부터 머물고 있습니다.

△ 자은암 터로 추측하는 곳



자은암 터로 추측하는 이곳에는 기왓조각이 많이 보입니다. 스님이 제법 큰 조각은 주워 놓았다며 우리 일행에게 보여주었습니다.


△ 스님이 기왓조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자연동굴 입구에 이렇게 모아 두었습니다.
만약 저 기왓조각의 연대 측정을 하여 가야국 시대의 것으로 확인된다면 자은암 터가 유력할 것입니다.
그러면 부엉이바위 아래의 여근 모양 바위도 석물임이 틀림없게 됩니다.


△ 주변에서 주워모은 다양한 기왓조각



얼마 전 장유의 적항역에서 웅천의 보평역까지 걸어간 적이 있습니다. 장유, 부산, 진해 웅천까지 굉장히 먼 길이었고, 고개를 두 개 넘었습니다.

그중에 너더리고개를 넘어가기 전에 안내를 맡은 최헌섭 박사가 책상물림 학자들을 많이 나무랐습니다. 너더리고개가 왜 너더리고개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장에 나와 보면 왜 너더리고개인지 금방 알 수 있는데 책상에 앉아 머리로만 생각하니 그 답을 얻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천부인권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궁금증을 가지고 현장을 방문하고 퍼즐 맞추기를 하면서, 자은암 터에서도 그 흔적을 찾다 보니 확실하지는 않지만 여기까지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문득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천부인권님에게 이런 설명을 듣고, 이 바위를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궁금합니다.
여러분 눈에는 어떻게 보입니까?

이곳이 자은암 터가 확실하다면 예로부터 많은 백성이 기도로 복을 빌었던 곳입니다.
날 풀리면 대통령님도 찾아뵐 겸 들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